당구 고점자의 비밀, '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' 숫자를 외워보세요
안녕하세요, 당구를 사랑하는 여러분! 당구대에 들어서서 멋지게 샷을 날렸지만, 내 공(수구)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굴러가 허공을 가르는 경험,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? 특히 3쿠션(쓰리쿠션)은 '감'만으로는 도저히 정복할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.
하지만 프로 선수들이나 고점자들이 마치 컴퓨터처럼 정확한 경로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비밀이 있습니다. 바로 '각도 계산 시스템'입니다.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이 되는 국민 시스템, '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(Five & a Half System)'에 대해 그림을 보듯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.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, 더 이상 막연한 감이 아닌 확신을 갖고 샷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.
이 글의 목차
1. 왜 '감'이 아닌 '시스템'이 필요한가?
초보 시절에는 눈대중과 감각에 의존해 공을 맞힙니다. 하지만 당구대의 컨디션, 공의 배치 등 수많은 변수 속에서 '감'은 매번 흔들리기 마련입니다. 당구 시스템은 이런 변수 속에서도 일정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**'나만의 내비게이션'**과도 같습니다. 길을 외워서 가는 것과 내비게이션을 켜고 가는 것의 차이죠. 시스템을 익히면 비로소 공의 경로가 보이기 시작하고, 실력 향상에 가속도가 붙습니다.
2. 모든 길의 시작, 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이란?
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은 수많은 당구 시스템 중 가장 기본이 되며, 주로 '뒤돌려치기(우라)'와 같이 테이블을 길게 돌아 나오는 공의 경로를 계산하는 데 사용됩니다. 이름은 복잡해 보이지만, 원리는 간단한 뺄셈 공식 하나만 외우면 됩니다.
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 공식
수구수 - 3쿠션수 = 1쿠션수
이 공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구대 각 포인트의 숫자를 알아야 합니다.
포인트별 숫자 암기
- 수구수 (내 공의 위치): 긴 쿠션의 각 포인트를 코너부터 15, 20, 25, 30... 순으로 외웁니다. 50 이상부터는 날(레일) 부분을 사용합니다.
- 1쿠션수 (첫 번째 목표 지점): 짧은 쿠션의 코너부터 10, 20, 30... 순으로 외웁니다.
- 3쿠션수 (세 번째 도착 지점): 반대편 짧은 쿠션의 코너부터 10, 20, 30... 순으로 외웁니다.
※ 이 숫자들은 모든 시스템의 기초가 되므로, 사진을 찍어두고 당구장에서 계속 보면서 외우는 것이 좋습니다.
3. 실전 적용! '수구수 - 3쿠션수 = 1쿠션수' 예제
공식을 외웠다면 이제 실제 공 배치에 적용해 봅시다.
계산 예제 (뒤돌려치기)
- 현재 내 공(수구)의 위치가 '50'입니다.
- 2적구(두 번째 목표 공)를 맞추기 위해 3쿠션째에 도착해야 할 지점이 '20'으로 보입니다.
- 공식 적용: 수구수(50) - 3쿠션수(20) = 30
- 결론: 따라서 나는 내 공을 1쿠션의 '30' 지점을 향해 보내면, 공은 자연스럽게 3쿠션의 '20' 지점으로 향하게 됩니다.
이렇게 목표 지점을 숫자로 계산하고 나면, 더 이상 막연하게 코너 근처를 치는 것이 아니라 '30'이라는 명확한 타겟을 가지고 샷을 할 수 있게 됩니다. 이것이 시스템의 가장 큰 힘입니다.
4. 시스템 적용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팁
공식만 안다고 공이 다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.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.
시스템 정확도 팁
- 당점 (English/Spin): 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약간의 회전(2~3팁 정도의 사이드 스핀)을 준 것을 기준으로 합니다. 회전량에 따라 각도가 달라지므로 일정한 당점을 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.
- 스트로크 (Stroke): 너무 강하거나 약하지 않게, 부드럽고 간결한 스트로크로 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. 샷의 세기가 달라지면 분리각이 변해 계산과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.
- 연습, 또 연습: 시스템은 이론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것입니다. 한 가지 공 배치라도 놓고, 계산한 대로 공이 가는지 반복적으로 쳐보며 자신만의 감각과 기준을 만들어야 비로소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.
당구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. 하지만 오늘 배운 파이브 앤 하프 시스템을 꾸준히 연습하신다면, 어느새 공의 길이 보이기 시작하고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. 더 이상 운에 맡기지 마세요. 이제는 계산하고, 확신을 갖고 샷을 할 시간입니다.
